
네, 요거, 데이비드 첼시의 『만화로 배우는 투시원근법』 개정판이 증쇄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허허허 쏠쏠하구나~
1쇄랑 비교해 바뀐 건 전혀 없습니다. 사실 좀 손보려고 했는데 여차저차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걍 그대로 가는 걸로... 뭐 딱히 치명적인 결함은 없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거 다시 검토하면서 저도 실로 오랜만에 전체를 죽 읽었는데요, 느낀 게…
(1) 역시 물건은 물건이다: 지금 시점에서도 미술을 위한 투시원근법 교과서로 이만한 게 없습니다. 구성이 정말 치밀해요. 손으로 하는 작도는 이미 상당히,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3D 모델링으로 대체되어 가겠지만, 입체를 평면 이미지로 표현하는 한 그 근본이 되는 원근법의 원리는 여전히 따로 배워야 합니다. 그러기에 얄팍한 요령에 치우치기보다 묵직한 핵심에 집중한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아마 수십 년 뒤에도 유용한 이론서로 남을 거예요 그리고 그때까지도 제게 인세가 들…
(2) 근데 생각보다 어렵다: 이게 저자가 설명을 못해서 어려운게 아니라, 진짜로 꽤 어려운 부분까지 다루기 때문입니다. 보통 미술 쪽 원근법 책에서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부분도 다 제대로 짚고 가니까요. 그래서 만화로 그렸다고 방심하지 말고 한 컷 한 컷 곱씹으며 확실히 소화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작도 설명하는 건 다 따라해 보면서요. 썰렁 개그나 툭 던져놓은 그림이 의외로 의미심장한 경우도 있는데… 하, 나중에 이거 한 컷 한 컷 다 해설 다는 작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할 리가 없다;
(3) 번역 좀 돋는다-_-: 이게 출간은 2013년에 되었지만 번역 작업은 2009년 여름에 했습니다. 제 두 번째 번역서였죠. 그땐 좀 어리기도 했고, 번역이란 작업 자체가 좀 두근두근할 때라 열의가 넘쳐서 번역자로서 자기 흔적을 막 남기고 싶었던 거 같네요 헤헤헤;; 번역자란, 더구나 이런 실용서에선 가급적 튀지 않아야 하는 건데 말이죠~ 아무튼 그래서 "여러분 이건 이런 뜻이에요!"하면서 제가 막 나서서 풀어 설명한 편이고, 여기저기 역주가 많은데… 끙, 지금 보기엔 좀 쓸데없다 싶은 것도 있어서 되게 민망합니다ㅠㅠ
뭐, 그래도 아주 헛소리를 달아 놓은 건 아니고… 몇 개는 나름 유용하기도 하더라고요? 지금 제가 읽어도 잘 모르겠는 부분을 7년 전 제가 달아 놓은 역주를 보니 이해가 가더라는-,.- 그때 난 저걸 어떻게 알았던 거지 험 기특하구만… 암튼 그래서 그냥 둡니다! 그대로 증쇄하기로 했습니다!!
험험, 그리고 이제 와서야 말이지만 원서에 있는 저자 데이비드 첼시 씨의 서문은 예에전 초판 때도, 이번 개정판에도 수록되지 않았었더랬습니다. 대신 편집부의 소개글이 실려 있는데요, 이거 번역은 해놓았는데 왜 빠졌더라… 이거야말로 되게 어른의 사정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아아아 가물가물=_= 아무튼 이참에 온라인에라도 공개할까 합니다. 비즈앤비즈 출판사 허락은 맡았고요!
저자 서문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신 책은 만화가를 위해 쓰인 최초의 원근법 교본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만화가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 나아가 그림을 그리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되는 책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미 화가를 위한 원근법을 다룬 책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대개는 어느 한쪽 방향으로 치우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선 하나는 직접 실물을 보고 그리는 화가를 위한 책으로, 이런 책은 원근법 이론을 관찰력을 기르는 데 도움될 정도로만 간략히 다루는 게 고작입니다. 또 한 종류는 건축이나 디자인 전공자를 위한 교본으로, 이런 책은 작도 기법에 극단적으로 치중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상업 화가, 그 중에서도 만화가는 이들과는 달리 실물을 직접 보고 그릴 일이 적고, 건축가처럼 상세한 설계도 없이도 그럴싸한 장면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러스트레이터들은 보통 사진을 잔뜩 찍어 두었다가 참고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항상 시간에 쫓겨 컷을 채워야 하는 만화가들은 전적으로 상상에 의지해 그려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참고 사진에서 원근법의 단서를 찾아내는 방법과 함께, 거기에 상상의 물체를 더해 화면을 구성하는 요령까지 다루었습니다. 또한 만화에서는 극단적으로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시점이 자주 나오는 만큼 이런 때 유용한 삼점투시법을 설명하는 데 한 장을 모두 할애했습니다. 그리고 책 말미에는 직접 소실점을 잡고 투시선을 그을 시간이 없는 분을 위해 이미 그려져 있는 투시원근법 그리드를 활용하는 법을 설명하고 견본도 수록해 두었습니다.이 책은 또한 원근법을 만화 형식으로 설명한 첫 번째 책입니다. 저는 스콧 맥클라우드의 혁신적인 책, ‘만화의 이해’를 읽고 만화 이론을 만화로 설명한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콧의 책은 만화를 사용하면 아주 복잡한 이론도 간명하게 풀어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 주었고, 저는 원근법 역시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을 때는 그림을 따라가면서 이해하고, 글은 그림에 종속된 것으로 봐주시면 됩니다. 다른 이론서에서처럼 “87페이지의 도판 45A를 볼 것”따위의 말은 결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저는 이 책을 쓸데없이 복잡한 부분은 모두 배제한, 가장 읽기 편한 원근법 책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데이비드 첼시(David Chelsea)
뭐 이렇댑니다. 엄청 늦긴 했지만 이제라도 저자님의 의도를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ㅠㅠ
아, 공개하는 김에 '감사의 말'도 함께 실을까요? 이것도 번역판에서는 흔히 빠지곤 하지만, 저자는 나름대로 소중한 마음을 담아 쓴 거니까요!
이 책은 사실주의 전문 교육원(Academy of Realist Art)의 공동창립자인 Gary Faigin 씨와 그의 부인 Pamela Belyea 씨에게 가장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Gary는 거의 15년 전 제게 원근법을 가르쳐준 선생님이었고,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는 아낌없는 충고와 비평을 통해 고집스럽고 다루기 힘든 화가 지망생이었던 저를 보다 유연한 지금 모습으로 바꿔 주었죠. Candace Raney 씨와 Joy Aquilino 씨는 이 길고 긴 만화책을 편집하는 귀찮은 작업을 인내와 열정을 갖고 수행해 주셨습니다. 또한 디자이너 Jay Anning 씨와 출판 담당자 Hector Campbell 씨도 이 책을 가장 좋은 모습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셨습니다. 이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친구와 동료들이 기꺼이 좋은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특히 ‘투시원’ 부분에서 까다로운 기하학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 수학자이자 퍼즐 제작자인 Adam Alexander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습니다.
만화책 한 권이 나오는 데는 표지에 이름을 박은 유명한 만화가 밑에서 실제로 배경 작업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어시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저는 이 책에서도 그랬고, 배경이 중심이 되는 컷에서도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겠습니다 David Kidd와 Milan Erceg, Tod Herman이라는 어시 세 명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 책에서 원근법이 적용된 섬세한 배경의 많은 부분, 어쩌면 거의 전부는 이 친구들의 공입니다. 또한 1장의 초안을 만들 때 절 도와주었던 Stacie Dolan에게도 감사하고 싶습니다. 가족의 도움은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 투시원근법 그리드를 그릴 때 열한 시간에 달하는 펜선 작업을 도와준 제 어머니 Lolita와, 제가 갈겨 쓴 노트를 컴퓨터 파일로 옮기는 지루한 작업을 해준 누이 Teresa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이 책에 쓰인 글씨체는 1920년대에 활동한 만화가 J. Norman Lynd의 손글씨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 작업은 재능 넘치는 디자이너이자 희귀하고 특이한 그림을 모아 소개하는 Craphound의 편집자인 Sean Tejaratchi 씨가 해주셨습니다. 머그의 만화 Captain Bombast™는 Arlen Schumer 씨의 작품이고, 제 옆집에 사는 Talbot V Ridgway 씨는 표지에 들어간 1931년형 복엽기 모형을 빌려주었습니다.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우러난 감사를 아내 Eve에게 전합니다. 완전한 우연의 일치이지만, 이 책의 예상 발행일과 저희 첫 번째 아이의 출산 예정일이 정확히 같은 날이었습니다. 결국 Benjamin 쪽이 하루 늦게 태어났지만요. 예정보다 세 달 늘어난 작업에 시달리고 있던 저는 이 어려운 시기에 남편과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습니다. 이런 시기를 끝없는 이해와 유머로 받아들여준 아내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그래서 모든 게 잘 되었고요. 그렇지, 이브?
(참고로 이런 글은 사람 이름 읽기가 어렵고 어차피 중요한 사람들도 아니라서 번역을 안 할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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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0:2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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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0 14:33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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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4 19:0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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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02:0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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