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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입을 쩍 벌리며 놀라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다면, ![]() 먼저 보통 상태의 얼굴을 보여주고, ![]() 준비동작(anticipation, 이어지는 동작을 강조하기 위해 들어가는 역동작)으로 얼굴을 약간 찌그러뜨렸다가, ![]() (Walt Stanchfield, Don Hahn ed., [Drawn to Life] 1, Focal Press, 2009, p.39)
그런데, 그러면 같은 장면을 만화로 연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성이 없는 매체이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마지막 컷 하나만 넣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경우 동작의 선후 관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이 한 컷의 과장된 변형이 불편하게 다가오기 쉽다. 즉, 쟤가 놀라서 저렇게 된 게 아니라 원래 저렇게 입을 헤 벌리고 다니는 캐릭터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 ...왜 날 보는 건가? (아즈마 키요히코, 이은주 옮김, [아즈망가 大王] 3, 대원씨아이, 2002, p.55.)
따라서 만화에서는 어떤 순간을 포착할 것인지가 중요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동작도 정지된 그림으로서의 완성도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 하며, 큰 동작 중에도 캐릭터의 특징이 유지되어야 한다(소위 '작붕'은 만화에서는 결코 허용되지 않는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인터넷에서 까임의 대상이 되는 애니메이션의 작붕은 물론 작화 능력의 부족 때문에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동적인 연출을 위한 자연스러운 왜곡인 경우도 많다. 정지해놓고 보니 이상해 보이는 것일 뿐). 형태의 왜곡은 아무래도 제약된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말 그대로 차원이 다른(만화가 열등하다는 뜻은 아니다) 예술이다. 만화의 컷 사이에 동화를 넣어 연결한다고 애니메이션이 되지는 않고, 애니메이션을 중간중간 정지시켜 종이에 옮긴다고 만화가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만화의 컷 연출을 그대로 콘티에 옮겨 만든 애니메이션은 뭔가 지루하고, 애니메이션의 스크린샷을 묶어 만든 만화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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